인엽

연애에 대한 단상9 : 괴물과 폭탄을 피하는 법

 

2006.12.26 이인엽 

 

 

 

 

1. 최악의 경우: 결혼하고 발견한 괴물과 폭탄

 

앞의 글,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 살펴 보았듯이,

연애를 깊이 하다보면 누구보다 서로의 문제를 잘 알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이런 이해의 과정없이 결혼하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상대방 안에 있는 '괴물'을 결혼을 하고나서야 발견하는 경우이다.

 

극단적인 예로,

결혼해 보니 양다리라거나, 심지어 유부남이었더라, 사기 결혼이거나, 

신혼여행을 갔는데 알고보니 상대방이 변태성욕자(?)였더라...

뭐 그런 얘기들이 있다.

 

물론 변태성욕자인지 결혼전에 알아보기(?)는 좀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결국 통합적인 존재이며,

인격과 생활, 인간관계 등등이 모두 연결 되어 있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하면 이상한 점은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결국엔 결혼전에 연애의 시간에서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실패한것이다.

 

주위를 보면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이는데, 참 이상하고 엽기적인 사람들이 꽤 있다.

지적이고 똑똑한데 심성이 아주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남자, 

혹은 알콜, 도박, 섹스 중독에 빠져있는 남자들,

얼굴은 예쁜데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 여자, 남자를 말려 죽이는 여자들도 있다.

이런 사람을 배우자로 맞으면 인생이 심각해진다.

 


개인적으로 정신병자와 정상인의 구분은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성격적인 문제를 어느정도 갖고 있으며,

그것이 심해져 정상 생활이 불가능해지면 정신병자로 구분될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뇌의 이상 같은, 순전히 신체적인 정신이상도 존재한다)

 

문제는 준 정신병자로 분류 될 만큼, 성격이상이 심각한 일반인들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신체 장애인은 겉으로 드러나기라도 하지,

이러한 성격장애를 가진 이들은 그야말로 숨겨진 폭탄 같이,

주변사람을 말려 죽이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과 결혼하게 될 경우, 현실에서 지옥을 맛보는 이색 체험을 할지도 모른다.

 

 

2. 왜 진짜 모습을 보지 못했나?

 

연애기간중에 상대방안의 괴물과 폭탄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좋은 면만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며, 

본인은 상대에 푹 빠져 객관적인 판단을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상대의 진면목이 그 사람의 거짓 연기, 그리고 본인의 콩깍지 씌운 시각에서, 

이중으로 왜곡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작심하고 행동하는 경우, 상대를 속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연애 때는 최고의 신사였다가, 결혼하고 나서는 괴물로 변하는 남자들이 있다.

 

마음이 아픈 것은 주로 많은 순수한 여자들이 

나쁜 남성에게 속아서 결혼하거나 이용당한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 세상이 다 똑똑하니까, 예전처럼 순진한 여성에 대한 남성의 배신 스토리는 많지 않지만,

그러나 세대는 계속 바뀌고, 드라마나 순정만화만 보고 자란 소녀들 중에는 

남자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이 연애와 결혼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 것.

 

사랑에 빠지면 인생에 행복이 펼쳐질 것 같은 착각을 하는 아가씨들. 

이제까지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특히 아버지의 사랑을 못 받은 여자들 중에 이런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상대방을 파악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상대를 알아갈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더 기다릴 수가 없다라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정말 강하다기 보다는,

본인이 그동안 얼마나 사랑에 굶주려 왔는가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랑하기에 기다려야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곧 알게 될 테니까.

 

 

3. 다른 인간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진짜 모습

 

그렇다면, 글의 제목대로,

괴물과 폭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사람을 보는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 그리고 인간관계를 보는 것이 제대로 사람을 분별하는 방법인것 같다.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은, 그 사람이 가장 편한 사람들 - 가족, 친척, 친구들 그리고 그 사람이 가장 만만하고 우습게 보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드러난다.

 

일대일의 관계에서는 연기를 할 수 있지만, 기존의 인간관계속에서는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진짜 모습이 새어 나오게 되 있다는 것이다.

 

둘이서 만날 때는 신사인데, 

자신의 가족이나 만만한 사람들에게 냉혹하고 매정하며 오만한 태도를 보인다면,

결혼후에 그것이 바로 자신을 향한 태도가 되리라 보면 정확하다.

 

같이 군생활을 했던 친한 후배가, 언젠가 제대 후 다른 고참을 만난 이야기를 했다. 

그 고참은 분노 조절이 잘 안되어서 군대 생활하면서 공격성이 아주 심했던 사람인데, 

후배가 하는 말이, 사회에서 다시 만나 얘기를 해보니 

대화도 잘되고 의외로 아주 좋은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은 군대에서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상대방에 대해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 마음대로 행동해도 제재를 받지 않을 때 나오는 모습이 진짜이지, 사회에서 체면의식하고 행동하는 것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다시 군대와 같은 권력관계가 주어지면, 똑같이 행동할 수 있다고 본다.

 

결혼이라는 것은, 냉정하게 말해,

그 사람이 배우자에게 어떤 행동을 해도 (심지어 폭력이나 강간을 해도) '가정사'로 치부될 수 있는, 

그리고, 평생 그 사람에게 묶여서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는 것을 말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더 기다릴 수 없다는 건, 인생이 얼마나 긴지 정말 몰라서 하는 말이다.

 

특히 중매나 소개팅을 통해 상대를 간접적으로 알게 된 후, 

일대일의 관계만 유지하다 결혼하는 경우 속아서 결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요즘은 채팅을 통해서 만나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 속을 가능성이 높다.


심각한 성격이상자의 경우, 평소 인간관계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상대에게 보여줄 인간관계가 거의 없거나, 아니면 있어도 감추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연애를 오래했는데, 자신의 친구나 가까운 사람을 한번 소개시켜 준적이 없거나 

친한 사람들의 모임에 데리고 가지 않는 다면 한번 의심해 볼 만하다. 

인간관계에 철저히 실패하고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당신과의 교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어떤 분은 결혼하고 남편 성격이 너무 이상해서 괴로워 하다, 첫아이 돌잔치때 보니 친구가 하나도 안오더라, 뭐 이런 얘기를 했다. 역시 상대에 대한 파악이 너무 늦은 경우다.

 

물론 반대로, 사귀자 마자 자기 친구들한테 보이기 바쁘다면,

또 반대 극단일 수도 있다.

자기 친구들을 당신에게 소개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자기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은, 평생 친구들로 인해 당신을 속썩일 수 있는 사람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처음엔 신중하게, 그러나 연애가 진행될 수록, 자기에게 가깝고 중요한 사람부터 당신을 소개시켜 나갈 것이고, 서로의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편입되어 나가도록 할 것이다.

 

 

4. 친구와 가족을 통해 상대를 보기


친구들을 보면 그 사람을 잘 파악 할 수 있다.

 

여자 밝히며 성적으로 문란하고, 술에 빠져 살고, 자기 일에 성실하지 않으며, 인생에 계획이 없는 친구들만 가득한 남자,

머리가 텅 비어있고, 사치하며, 남자관계 복잡하고, 돈 밖에 모르는 속물 친구들만 즐비한 여자,

 

당신의 애인이 그 친구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완전 오산이다.

혹시라도 자기는 자기 친구들과 다르다고 거짓말 할지 모르지만,

당신이 안볼 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결국 사람은 끼리 끼리 모이는 법. 이는 불변의 진리이다.

 

또한 가족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과 미래가 보인다.

 

남자의 아버지 모습, 그리고 여자의 어머니 모습이, 거의 30년 후 그 사람의 모습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물론 지나친 결정론은 위험하지만, 자신의 성장과정 내내 보고 자란 부모의 모습을 넘어서는 것은 보통 노력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또한 친척들이 보는 그 사람의 모습도, 어렸을 때부터 쭉 봐왔기 때문에 아주 정확 할 수 있다.

심지어 어떤 여자분은 결혼식에서 친척들이 자기 남편을 보고 

'허, 저런 녀석도 장가를 가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역시 너무 늦은 얘기다.

 

한 공동체 - 학교, 교회 등등에서 서로 잘 알고 있다가 결혼하는 경우는 비교적 안전하다. 첫번째는 사귀기 전에 친구나 선후배의 관계로 서로를 잘 알고 신뢰를 쌓기에 좋으며, 두 사람이 인간관계를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알고, 두 사람의 관계를 지지해 줄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이다.

 

많은 이들이 연애는 두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변사람들의 역할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상담해주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커플 멘토, 그리고 지지해줄 수 있는 친구들 그룹이 있는 커플은 아주 복받은 케이스라 하겠다.

이런 경우는 지혜롭게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일대일로 만났더라도,

최소한 결혼을 결정하기 전에 주변사람들을 통해 그 사람의 인격을 충분히 파악해야한다.

아무리 외롭고 결혼이 급해도,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에 신중해야 하지 않겠는가?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인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놀라울 정도로 피상적이며 얄팍하다는 것이고,

정작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자기 이해, 연애, 결혼, 자녀양육 등등),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신앙생활과 교회공동체가, 내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인격에 대해 배우는 학교였다.

많은 이들이 기독교가 비인격적이며 단순무식하게 믿으라고만 하는 종교라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된 기독교는 인간을 소중히 여기며, 

인간의 내면의 회복과 성숙에 엄청난 관심을 기울이는 종교이다.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교회에서 배웠다'고나 할까?

 

또한,

잘못된 연애나 결혼의 경우들을 보면,

갈수록 우리가 얼마나 사랑에 굶주려 있고,

이 세상에 얼마나 사랑이 없는지 절감하게 된다.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은 얼마나 본능적이고 강렬한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채워줄 진정한 사랑이 없기에,

인간을 속이고 착취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이상적인 것은 절대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 내면이 채워진 사람들이

자신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에게 사랑을 주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 어떤 인간에게도 다른 인간을 구원할 만한 사랑은 없기에.

 

어쨌든,

 

연애기간 동안 서로를 깊이 알아가고 서로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다가 결혼한 커플도,

결혼하고 나서는 또 새로운게 많다고 이야기 한다.

하물며, 연애기간 동안 콩깍지가 씌워 놀러만 다니다가 결혼한 커플은 

최악의 경우 결혼하고 나서 다른 사람을 발견 할 수도 있고,

'공포영화' 혹은 '싸이코 드라마'가 시작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외로워도,

인생을 걸고 괴물에게 납치되거나

폭탄을 밟는 사람은 없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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