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엽

연애에 대한 단상4 : 콩깍지와 신포도

2003.07.10. 이인엽  

 

 

 

 

 

 

 

 

 

 

결혼하기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한 후에는 반쯤 뜨고 살라는 말이 있다. 

참 바람직한 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결혼 전에는, 사랑에 빠졌을 때는, 
소위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 상대방이 무조건 좋게 보이기 쉽다. 

때로 사랑은 이성을 마비시킨다. 

강렬하게 상대를 원하는 마음은, 
긍정적인 정보 만을 수용하고, 부정적인 사실은 '자동 삭제'하여, 
상대는 나의 이상형이고, 
우리는 천생연분이라고 굳게 믿게 된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이런 오류에 더 잘 빠진다. 

신앙을 운명론과 착각하는 경우다. 

손쉽게 내 맘에 드는 사람을 

하나님이 짝지워주신 베필이라고 (아니면 그래야 한다고) 

굳게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랑이 끝나거나 깨어지면, 

상황이 돌변한다. 

상처와 무너진 자존심을 곰곰히 되씹어 보면서, 
'자동 삭제'하였던 부정적인 사실들(상대의 단점과 서로 안맞는 부분들)이 
'자동 복구' 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무릎을 치며 깨닫는다. 
상대방이 나와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 ! !
심지어 연애가 잘 풀리지 않은 것을 감사하기까지 한다. 


이것은 이른바 '신 포도' 이론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여우가 포도원을 보고 숨어들어가 따먹으려 했는데,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음을 보고는, 

겉으론 좋아 보여도, "신 포도라 맛이 없을거야" 하며, 
스스로 합리화 했다는 이야기 처럼. 

솔직히 신 포도 이론은, 
상한 자존심에 대한 합리화와 같은
자기 방어 심리가 아닐까 싶다.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든다. 
결국 사람은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 . 

과거의 그 사람과 연결이 됬더라도, 
어느 정도 맞추면서 잘 살았을지 모른다는 것. 

내가 좋아할때의 그 사람과 

헤어진 후의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하늘과 땅의 차이지만, 
사실, 그 사람은 그대로인 것이다. 

'콩깍지'이건 '신포도'이건 동일한 문제는, 
상대방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지나치게 자신의 관점과 입장에서 본다는 점. 

 

특히 기독교인들은 이런 오류에 더 잘 빠진다. 

신앙을 운명론과 착각하는 경우다.  

손쉽게 내 맘에 드는 사람을 

하나님이 짝지워주신 베필이라고 (아니면 그래야 한다고) 

굳게 믿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하나님은 나를 위해서 특별한 배우자를 준비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 나의 반쪽을 위해서 나를 준비하셨고, 
내가 준비된 정도 만큼만 그쪽도 준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특별한 사람이 아닐 수 있다. 

순수한 신앙은 좋지만,

신앙의 성숙을 위해서는 자기중심적인 유아기적 신앙을 탈피해야 하며, 

 

제대로 사랑을 하기 위해서도, 

자기 중심성을 탈피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내 짝이 아니라도 축복해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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