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엽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생활하면서 어떤 지적/감적적 자극을 받으면,

그에 대한 반응은 머리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의 갈래로 뻗어나간다.

그런데, 글로 담아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수고에 비해

많은 경우, 내 생각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양이 많다.


그래서 글로 정리하다가 시간이 없거나 귀찮아져서 그만두기 일쑤고,

말끔한 글로 정리되지 못한 수많은 생각의 갈래들이

아직도 머리속을 떠돌거나, 완성되지 않은 글로 컴퓨터 속을 떠돌아 다닌다.


이글은 아마 2년쯤 전에 군대 사무실에서 남는시간에 심심풀이로 쓰던 글인데, 역시 끝을 못맺었다.

제목도 사실 정확히 정하지 못한 글인데,

그때까지 본 영화의 내용중에 느낀 공통분모들 - 영화와 세계관 - 에 대해 가볍게 써본 글이다.

쓴지가 오래된 만큼, 영화들도 꽤 오래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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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세계관 : SF영화, 음모이론, 그리고 신의 이미지>


영화와 세계관0 : 들어가며


2001년 경 이인엽




 







이 글에서 나는 몇 개의 영화들을 보면서, 그 안에 내재된 신과 인간, 세상에 대한 관점을 살펴보고, 분석해 보려고 한다.


여기서 다루려는 영화들(블레이드 러너, 트루먼 쇼, 다크시티, 매트릭스, 13층, 큐브 . . )은 몇 가지 공통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것은 세계관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로서, 간단히 “우리는 누구인가?, 이곳은 어디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구원은 어디에 있는가?”로 요약 될 수 있다. 동양적으로 말한다면, 다음의 세 글자 ‘天, 地, 人’ 즉, 신과 구원(天). 세상(地). 그리고 인간(人)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겠다.


웬 SF영화에 세계관이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SF영화들이 가장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영화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왜냐하면 서구에서 ‘계몽주의적 세계관'과 '기계론적 세계관’이 ‘신화적 세계관’과 ‘기독교 세계관’을 대체한 이후로,

인간의 형이상학적인 열망, 즉 구원과 유토피아에 대한 소망은 거세되고 잠재되다가, 20세기에 이르러서 그것이 진화된 인간, 진보된 미래상 등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SF영화에는 초월과 구원에 대한 인간의 소망이, 과학과 미래라는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본다. 그 안에는 나름의 미래에 대한 비전(유토피아든 디스토피아든)이 투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SF영화에서는 많은 종교적인 상징들을 볼 수 있는데, 메시야는 초인, 혹은 외계인들로, 새 하늘과 새 땅은 진보된 미래상, 심판은 대 재앙이나 종말로 나타나기도 한다. 쉽게 말해 현대의 영화와 대중문화는 "과거의 위대한 종교에 대한 일종의 부실 공사물인 셈"이다.(알렌 맥도날드. '영화, 보는 즐거움, 읽는 기쁨' 에서 인용)

 

이 글은 심각한 글은 아니다. 내가 본 몇 개의 영화에 공통적인 부분들이 많아, 연결해서 서평을 써본 것이다. 그러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면 될 것이다. 

단, 영화의 줄거리가 거의 다루어지므로, 나중에 이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은 주의하시길. 


-순서-


0. 영화와 세계관 : 들어가며

1.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 신을 향한 분노

2. 트루먼 쇼(Truman Show) : 통제자 하나님

3. 다크 시티(Dark City) : 신들의 음모, 그리고 계몽의 세계관

4. 매트릭스(Matrix) : 음모의 세계관

5. 13층(The Thirteenth Floor) : 세상의 끝

6. 큐브(The Cube) : 닫힌 계를 탈출하라!

7. 생각 1 : 설명에 대한 갈망

8. 생각 2 : 초월에 대한 갈망

9. 생각 3 : 영화와 이미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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